[논평] 선도부와 교칙의 현실

2017-11-24 0 By 커피사유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정확한 교칙 준수를 목적으로
학생 지도용 선도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저는 ‘선동부’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선도부의 가장 재미있는 딜레마는
선도부원조차 지키지 못하는 규율을 타 학생들에게
지키라고 이야기한다는 사실입니다.

학생들은 그러한 선도부원의 ‘갑질’에 불만이 쌓이게 되고,
이는 오히려 학생 지도의 목적을 가진 선도부가
학생들의 불만과 교칙 비준수의 시작점을 ‘선동’하는 ‘선동부’로서 변모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제 생각에 이는 선도부원을 적당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학생을 뽑아서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사람 거수하세요’라는 방식을 사용해 뽑은 조직원은 일을 제대로 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교칙을 무시하는 선도부원을 선출하는 비효율적, 비합리적인 방식이 바로 이러한 지원자 모집 후 무조건 합격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학교는 이러한 교칙을 무시하는 선도부원보다
교칙과 학생 모두를 존중하는 자격 있는 선도부원을 선출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선동부’보다 학교 교칙의 모순을 더 지적하고 싶군요.

학교의 교칙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지거나
현재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교칙을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는 있습니다만,

그 교칙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가 않을 뿐더러,

또 학교에서는 귀찮은 일이 생긴다는 이유로 이를 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바꾸라고 만들어놓은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현실에 맞게끔 교칙 변경 절차가 단순화되어야 하며, 이는 귀찮은 일이 아닌 학교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교사들이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교육의 장이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당장 눈 앞의 편안함을 위해 나중의 더 큰 편안함을 포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가 들어지지 않는 학교라는 작은 공동체에서는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했을 때 학생들이 따라줄 확률이 떨어집니다.
이는 학교와 교직원의 입장에서 대단히 큰 손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교칙의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는,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이 만들어가는 공동 교육의 장입니다.

그렇기에 이들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학교가 선도부와, 교칙 변경에 산재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모두의 협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학교는 변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