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여정 #2. 천동설, 그리고 행성의 순서

지적여정 #2. 천동설, 그리고 행성의 순서

2020-06-25 0 By 커피사유

‘지적여정’ 시리즈는 필자가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떠올린 의문점 등에 대하여 자체적인 자료 조사를 통하여 그 답을 찾고, 기록해두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질문

어떻게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모형에서 행성의 순서가 거의 현재와 일치하게 배열되게 되었는가?

최준우 선생님, 지구과학실험 수업 중 떠올린 질문

대답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에서는 각각의 행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동심구 상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에서 이 구의 순서를 반지름이 작은 순부터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달(Moon)
2. 수성(Mercury)
3. 금성(Venus)
4. 태양(Sun)
5. 화성(Mars)
6. 목성(Jupiter)
7. 토성(Saturn)
8. 배경별(Background-Stars)

이런 행성의 순서에 관련한 추측들로는 첫째로 프톨레마이오스는 이런 순서를 매기기 위하여 특별한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며 단지 그는 당시 유라시아 종교적 관습에서 흔했던, 고대 Seven Heavens religious cosmology(우리나라의 칠정산과 유사)에 따라서 이 순서를 정했다는 추측이 있다. 둘째로는 그 당시의 달, 태양, 행성 및 별의 공전 주기가 감소하는 순으로 단순히 배열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보충: 당시 천왕성(Uranus), 해왕성(Neptune)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매우 높은 겉보기 등급을 가졌기 때문에, 망원경이 발달하지 않은 당시로는 존재를 확인할 수 없어 모형에서 누락된 것이다.

Seven Heaven

Seven Heaven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늘날 흔히 주다이즘(또는 유다이즘, Judaism)이나 이슬람(Islam) 문화권에서, 혹은 이와 유사한 것을 힌디즘(Hinduism)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천문학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다.

과거 종교적 천문학에서, 하늘(당시는 하늘을 천국이랑 거의 동일시했다)은 천구 상 고정되어 있는 배경별과는 달리 항상 일정 궤도로 움직이고 있는 7개의 천체 – 즉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조선의 칠정산과 유사)에 의하여 나누어지고 있으며, 이들 7개의 천체가 땅에서의 일들을 각각 관장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사상은 이들에 대응되는 신들이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존재했다는 점에서 뒷받침된다.

Bernard R. Goldstein(1967). “The Arabic version of Ptolemy’s planetary hypothesis”

인터넷 학술 서적 도서관 사이트인 JSTOR에서 겨우내 관련 내용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는 Bernard R. Goldstein의 “The Arabic version of Ptolemy’s planetary hypotesis”라는 논문을 찾아내었다. 공개된 부분을 읽어보면 매우 복잡한 각종 논증을 동원하여 각 천체의 위치를 찾아낸 것으로 알마게스트에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주된 내용은 결국 천체의 회합주기를 이용한 기하학적 계산이었다.

결론

1. 왜 프톨레마이오스는 그의 천동설 모형에서 행성의 순서를 지금과 유사한 형태로 배열할 수 있었는가?

운 좋게도 당시의 종교적 천문학의 믿음이 들어맞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그가 천체들의 공전 주기가 짧은 순부터 배열하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