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의 이해(Understanding Western Philosophy) 문답 #5. 마음의 철학, 심신이원론과 물리주의(심신동일론),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과 비판

2021-12-06 0 By 커피사유

#1. 마음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철학에서는 어떤 문제들을 제기하는가?

마음 · 영혼 · 정신에 관하여 다루는 철학의 한 분과를 ‘마음의 철학’이라고 흔히 명칭한다.

마음의 철학에서는 흔히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한다.

  • 몸과 마음은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 마음은 비물질적 실체인가?
  • 마음이란 무엇인가?
  • 마음은 물질에 따른 부수 현상인가, 아니면 물질과는 독립된 실체인가?

#2. “마음과 몸의 동일성”에 대해서는 마음의 철학에서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이 제시되어 왔다. 각각은 무엇이며, 무엇을 주장하는가?

“마음과 몸의 동일성”에 대해서는 마음의 철학에서는 몸과 마음은 다르며 구분된다고 주장하는 ‘심신이원론’과 몸과 마음은 동일하며, 마음은 몸의 부수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물리주의(심신동일론)’이 대립해왔다.

#3. 르네 데카르트는 심신이원론을 주장했다. 그는 두 가지 논증을 통해 심신은 구분된다고 주장했다. 각각의 논증은 무엇인가? 어떠한 점에서 비판을 받는가?

르네 데카르트는 다음 두 가지 논증을 통해 몸과 마음은 명확히 구분된다고 주장하였다.

  • 의심 가능성으로부터의 논증
  • 가분성으로부터의 논증

두 논증은 공통적으로 모두 ‘동일한 것의 식별불가능성의 원리’를 하나의 전제로 채택하고 있다.

#3-1. 의심 가능성으로부터의 논증과 그에 대한 비판

르네 데카르트는 ‘신체’는 ‘그 존재를 의심 가능하다’라는 속성을 가지지만, ‘마음’은 ‘그 존재를 의심할 수 없다’라는 속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데카르트의 의심 가능성으로부터의 심-신 상이성에 관한 논증은 다음의 논증 구조로 요약할 수 있다.

  • P1. (동일한 것의 식별불가능성 원리) X와 Y가 만일 동일하다면, X와 Y는 모든 속성을 공유한다.
  • P2. ‘신체’는 그 존재를 나 자신이 의심 가능하다는 속성을 가진다.
  • P3. ‘마음’은 그 존재를 나 자신이 의심할 수 없다는 속성을 가진다. (Cogito 명제 Recall)
  • C. (P1, P2, P3에 의하여) 신체와 마음은 상이하다.

이에 대한 비판은 주로 ‘신체’와 ‘마음’에 대한 속성이라고 데카르트가 주장한 ‘의심 가능’과 ‘의심 불가능’은 속성이 아닌 판단자가 주관적으로 대상에 대하여 내리는 판단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따라서 P1은 이 논증 자체에 적용될 수 없으므로, 비판자들은 이 점을 들어 위 데카르트의 의심 가능성으로부터의 심-신 상이성의 논증은 건전하지 못한 논증이라고 비판한다.

#3-2. 가분성으로부터의 논증과 그에 대한 비판

르네 데카르트는 ‘신체’는 ‘가분성’을 가지지만, ‘마음’은 ‘단순한 실체’로 ‘불가분적’이라는 속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데카르트의 가분성으로부터의 심-신 상이성에 관한 논증은 다음의 논증 구조로 요약할 수 있다.

  • P1. (동일한 것의 식별불가능성 원리) X와 Y가 만일 동일하다면, X와 Y는 모든 속성을 공유한다.
  • P2. ‘신체’는 ‘가분성’을 가진다.
    • P2-1. ‘신체’는 공간을 차지하는 연장 속성을 가진다.
    • P2-2. 연장 속성을 가지는 것은 ‘가분성’을 가진다.
    • 小C. ‘신체’는 ‘가분성’을 가진다.
  • P3. ‘마음’은 ‘단순한 실체’로 ‘불가분성’을 가진다.
  • C. (P1, P2, P3에 의하여) 신체와 마음은 상이하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으로는 칸트의 범주적 오류 비판과 이중 인격 등을 예로 든 ‘단순한 실체’로서의 ‘마음’에 대한 비판이 있다.

칸트는 데카르트가 위의 가분성으로부터의 심-신 상이성의 논증에서 ‘마음’은 내적인 것으로,칸트의 범주론에 따르면 외부 대상을 지각할 때 사용하는 범주에서의 술어인 ‘단순하다’, ‘실체’와 같은 말을 사용할 수 없는데 사용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칸트의 위와 같은 범주적 오류 비판 이외에도, 혹자는 데카르트가 ‘마음’은 ‘단순한 실체’로 ‘불가분적’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이중 인격과 같은 정신 질환을 근거로 들어 잘못된 가정을 사용한 논증이라고 비판한다. (건전하지 못한 논증)

#4.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을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심-신의 상호연관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면?

데카르트는 위와 같은 의심 가능성으로부터의 논증과 가분성으로부터의 논증을 통하여 심-신의 명확한 구분을 주장하는 한편, 이들 심과 신이 밀접하게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데카르트는 이를테면 상상력이나 감각 지각 등은 모두 심-신이 상호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으며, 또한 갈증이나 허기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아 이는 더욱 확증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 심신이원론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에는 심-신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며,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유아론으로 귀결된다는 측면에서 무용하다는 비판이 있다. 각각을 설명하면?

심신이원론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에는 다음이 있다.

  • 심-신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의 부족
  • 유아론으로 궁극적으로 귀결되므로 무용함
#5-1. 심-신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의 부족

심신이원론에 대한 비판자들은 심-신의 상호 연관성에 대하여 심신이원론이 충분히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공해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르네 데카르트는 송과선의 개념과 뇌와 감각기 및 운동기 사이의 신경관을 들어 심-신의 연관성을 설명하려고 노력했으나, 성공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5-2. 유아론으로 궁극적으로 귀결됨에 따른 무용성

심신이원론에 대한 비판자들은 심신이원론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제외한 바깥에 있는 모드 요소를 의심의 대상으로 두기 때문에, 타인의 존재 자체도 의심의 대상으로 두어 궁극적으로는 유아론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무용하다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