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소리

2023-01-04 0 By 커피사유

#1.

새해 시작부터 휠체어 장애인을 자신의 싸움상대로 지목한 수도 서울의 오세훈 시장이 ‘연승’하고 있다. 법원이 제안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5분 이내 선전전’ 허용 조정안을 거부한 오 시장의 선택이 도리어 장시간 대치와 무정차를 유발해 시민 불편을 키우자, 2011년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로 상징되는 ‘오세훈식 관치’의 한계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승강장에선 아침 8시30분께부터 6시간 동안 경찰 200여명과 휠체어 장애인 10여명 등 활동가 30여명이 대치했다. 전장연은 이날 아침 8시께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탑승해 승객들 사이에서 ‘5분 이내 선전전’을 한 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내렸다. 다른 열차로 갈아타고 다시 선전전에 나서려했지만,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경찰들이 탑승을 못하도록 승강장을 봉쇄한 것이다.

… (중략) …

전장연은 탈시설,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예산 등을 포함한 올해 장애인권리예산을 지난해보다 1조3044억원 늘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에는 그동안 요구해 온 장애인권리예산의 0.8%(106억원)만 반영됐다. 전장연은 “근로지원인 예산 말고는 증액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2일부터 지하철 선전전을 재개했다.

법원은 지난달 사실상 서울교통공사 쪽 손을 들어주면서도 ‘5분 이내 탑승’을 허용하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장애인 이동권 요구 시위 자체를 전면 봉쇄할 근거나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법원 조정안을 두고 “판사가 오히려 법치를 파괴했다”며 거부했고,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경찰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열차 지연을 ‘가정’해 탑승 자체를 막고 있다.

… (후략)

박지영, 고병찬, 서혜미 – “무정차 · 장시간 대치… 시민 불편 선택한 ‘오세훈식 관치’. 한겨례, 2023-01-03.

#2.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난쏘공)을 쓴 조세희 선생이 25일, 80년의 생을 마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조 선생의 영면을 비는 글이 쉼 없이 올라오고 있다. 그가 남긴 삼엄한 문학작품을 읽고 감응한 이가 그만큼 많아서이기도 하거니와, 1978년 책으로 묶여 나온 <난쏘공> 연작의 서사와 문제의식이 지난 44년 내내 우리 현실에서 고스란했고 근래에 그 현실성이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다가오는 데 따른 사회적 현상일 터이다.

지난 24일 확정된 내년도 예산 가운데 장애인권리예산은 장애인단체들이 요구한 증액 규모의 0.8%만 반영됐다. 장애인들이 올 한해 출근길 지하철에서 비난을 참으며 외쳤던 목소리가 정부와 국회에서 작은 메아리로도 울리지 않은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17조5천억원으로 올해보다 5조원이나 줄었다. <난쏘공>의 등장인물이 무허가 주택에서 내쫓기는 장애인 가족인 건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 소설 속 그때나 지금 현실에서나 사회적 약자들의 보편적 모습이다.

… (후략)

한겨례 – “[사설] 조세희는 영면했지만 ‘난쏘공’의 외침은 계속된다”, 2022-12-26.

#3.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Left its seeds while I was sleeping
And the vision that was planted in my brain
Still remains
Within the sound of silence

In restless dreams, I walked alone
Narrow streets of cobblestone
‘Neath the halo of a street lamp
I turned my collar to the cold and damp
When my eyes were stabbed by the flash of a neon light
That split the night
And touched the sound of silence

And in the naked light, I saw
Ten thousand people, maybe more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People writing songs that voices never shared
And no one dared
Disturb the sound of silence

“Fools” said I, “You do not know
Silence like a cancer grows
Hear my words that I might teach you
Take my arms that I might reach you”
But my words, like silent raindrops fell
And echoed in the wells of silence

And the people bowed and prayed
To the neon god they made
And the sign flashed out its warning
In the words that it was forming
Then the sign said, “The words on the prophets are written on the subway walls
In tenement halls”
And whispered in the sound of silence

Disturbed – The Sound of Silence, Lyrics.
Disturbed – The Sound of Silence